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란 무엇인가?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비판적 사고를 배우고 자연스럽게 비판적 사고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사고가 무엇이기에 우리가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걸까? 비판적 사고란, 어떤 사안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꼼꼼히 따져보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수많은 판단과 결정의 기로에 있을 때가 많이 있다. 이때 우리는 비판적 사고를 배우지 않았지만 무의적으로 비판적 사고를 하며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보면,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할 때 아무런 생각 없이 구입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리 인터넷을 통해 어떤 제품이 마음에 드는지 알아보거나 매장에서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취득한 정보가 믿을 만 하다는 전제하에 구매 결정을 하게 된다. 최근 들어 흉악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친구와 함께 사형제도의 존폐와 관련하여 논쟁을 한다고 가정하겠다. 친구는 사형제도의 존치를 주장하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근거를 제시한다. 친구의 주장에 동의 한다면 이유와 근거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겠지만 친구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자신은 사형제도의 폐지를 주장한다면 폐지해야하는 적절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또한 친구의 이유와 근거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비판적 사고인 것이다.

우리나라사람들은 “비판적(critical)” 이라는 말을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인다. 비판적이란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사물의 옳고 그름을 가리어 판단하거나 밝히는 것”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부정적인 의미의 단어인 “비난”의 사전적 정의인 “남의 잘못이나 결점을 책잡아서 나쁘게 말함.”과 엄격하게 구분된다. 우리가 글쓰기를 하거나 독서를 하면서 또는 토론을 할 때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서 꼼꼼하게 따져보고 어느 부분이 잘못되고 어느 부분이 잘 되었는지를 가려내는 행동들이 비판적 사고의 시작인 것이다. 결국 비판적 사고를 한다는 것은 주장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주장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일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어떤 주장은 받아들여야 하고 어떤 주장은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는 결정을 하게 된다.

영국이나 미국 등 교육 선진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비판적 사고 교육을 정규 교육과목으로 채택하여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입시교육 위주의 교육과 빠듯한 수업일정으로 비판적 사고 교육은 관심 밖에 있는 실정이다. 2004년도부터 불어 닥친 입시 논술 광풍이 많이 식었지만 최근의 대학 입시에서도 논술시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일부 학생들이 짧은 기간 동안 논술 학습으로 비판적 사고의 곁다리 긁기만 한 정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학에서 딱딱하고 재미없는 국어 과목을 폐지하고 실용적인 ‘사고와 표현’, ‘사고의 기초’, ‘글쓰기와 토론’ ‘ 비판적 사고와 논리’ 등 비판적 사고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여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비판적 사고 교육이 교양과목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로스쿨 입학을 위한 LEET(법학적성시험)와 의학대학원 입학의 필수시험인 MD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와 행정고시나 외무고시를 패스하기 위한 PSAT(공직적격성평가) 등에서 추리논증능력 시험을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2009년도부터 초중고생과 일반인을 위한 비판적 사고 인증시험인 톡트(TOCT) http://www.toct.org 가 시행되어 많은 사람들이 비판적 사고 능력 평가 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이처럼 비판적 사고는 이제 교육의 핵심으로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비판적 사고는 훈련을 통해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그렇다면 비판적 사고는 어떤 훈련으로 키울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어진 글 읽기와 글쓰기이다. 비판적 사고는 우리가 올바른 생각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즉 말하기와 쓰기를 통해 구현되고 상대방의 주장을 올바르게 판단하기 위해서 즉 읽기와 듣기를 통하여 사고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 과정에 논리학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중에서 비형식 논리 즉 실용논리학 에 해당하는 영역을 학습에 포함한다면 비판적 사고 능력은 향상될 것이다. 이 부분의 핵심 내용이 논증이며, 논증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비판적 사고의 중심 학습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