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 8대 선진국 그룹인 G8 국가들의 교육 목표는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아이로 만드는 것이다. 선진국은 이미 유치원 때부터 발표를 시키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발표 점수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한 다음에도 발표(프레젠테이션) 실력으로 진급을 결정될 정도이다.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로 학생들의 의사소통능력을 교육의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있다.
  1. 미국의 `칼리지보드’가 주관하는 SAT(미국대학 수학능력시험)제도도 언어(비판적 독해), 수학, 작문(글쓰기) 등 3개 분야에 대해 시험을 보는데 언어와 작문 등 표현능력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1. 우리나라도 대학교육에서 서서히 의사소통능력을 중시하여 신입생들에게 필수 과목으로 의사소통능력 관련과목을 교육하고 있다. 숙명여대의 경우 의사소통능력센터를 설립하여 전교생에 대하여 발표와 토론과목을 가르치고 있으며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경희대 등 대다수의 대학들이 의사소통능력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1.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관심 있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토론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아카데미식 토론 교육과 대회를 열고 있으나 참여하고 있는 교사수가 절대 부족하며 이로 인해 토론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 또한 소수인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1. 많은 학교에서 이미 교과과정에 토론수업을 활용하고 있으며 매년 각급학교에서 교내 토론대회를 개최하는 등 토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토론 활동과 비판적 사고

비판적 사고력이란 생각이나 논증을 이해하고 분석하며 평가할 수 있는 능력으로서 읽기와 쓰기처럼 누구나 배워야할 기본기이다. 비판적 사고력의 핵심인 논증을 구성하고 논증을 분석하며 논증을 평가하는 능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텍스트를 읽고 텍스트의 내용을 분석하는 방법, 또는 직접 논증적 글쓰기를 해보면서 비판적 사고력 연습을 하거나, 논쟁식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비판적 사고력은 사고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표출되어하는데 토론은 비판적 사고력이 표출될 수 있게 해준다.

한국교육평가원은 2002년도 연구에서 재정립한 비판적 사고력의 하위 사고 기능 영역을 크게 (1) 개념적 이해 (2) 텍스트 분석 (3) 자료 해석 (4) 연역 (5) 귀납 (6) 논리 퍼즐 (7) 상황추리 및 (8) 발상전환(재정의) 등의 여덟 개 영역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이를 다시 분석적 사고 기능, 논증적 사고 기능, 및 변증적 사고 기능 등의 세 범주로 구성하였다.

분석적 사고 범주에는 의미 파악능력, 번역 능력, 해석 능력, 및 외삽 능력 등을 포함하는 이해력과 자료를 그 구성 성분으로 분해하고, 부분간의 관계와 그것이 조직되어 있는 방식을 발견해 내는 능력인 분석력을 포괄한다. 이 범주는 (1) 개념적 이해, (2) 텍스트 분석, 및 (3) 자료 해석 등의 세 개 하위 사고 기능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논증적 사고 범주는 주어진 자료들(전제들)로부터 결론을 도출해 내는 추론력과 주어진 주장에 대한 정당화 근거를 제시하는 능력인 논증력을 포괄하며, 이 범주는 (4) 연역과 (5) 귀납 등의 두 개 하위 요인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변증적 사고 범주는 여러 개의 요소나 부분을 전체로서의 하나가 되도록 묶는 능력인 종합력과 주어진 사태에 대해 발상 전환적 접근을 하거나, 시야의 지평을 확대하여 문제에 접근을 하거나, 보다 나은 대안을 창안해 낼 줄 아는 능력인 대안력을 포괄한다. 이 범주는 (6) 논리퍼즐 (7) 상황추리 및 (8) 발상전환(재정의) 등의 세 개 하위요인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토론 활동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토론자는 먼저 자신과 상반되는 입장의 주장 내용을 듣고 의미를 파악하고 해석하여 이를 주장과 근거로 다시 나눈다. 그 다음 근거 하나 하나의 적절성과 주장과의 관련성을 살펴보는 분석적 사고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 후 상대 토론자의 결론 속에서 전제의 내용을 파악하고 전제에서 결론으로 이르는 과정상의 모순 또는 논리적 오류를 발견하여 반박하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정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논증적 사고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논제와 관련하여 적절한 해결방안 및 대안을 제시하고 상대 토론자와의 논쟁을 통해 문제에 대한 보다 깊은 사고의 확대라는 변증적 사고를 함으로써 자신의 사고를 한층 더 정교화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토론자들은 논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그 주장에 대한 타당하고 합리적인 논거와 증거 자료를 수집, 선택, 그리고 구조화하여 제시함으로써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고 상대방 주장의 모순을 입증, 논파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 과정 속에서 토론자들은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비판적으로 사고하는 훈련을 받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주장과 상반된 주장을 분석적·비판적으로 살펴보고 논리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익히면서 고급의 사고 기능을 배우게 된다. 이처럼 토론 활동의 경험은 비판적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비판적 사고력 교육의 현황

비판적 사고 교육은 1910년 존 듀이의 반성적 사고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983년 미국의 공교육에서 비판적 사고가 본격적으로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교육 선진국에서는 비판적 사고력이 교육의 핵심 키워드 등장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도부터 비판적 사고 관련 강좌가 개설되기 시작했다. 2000년도 초부터는 대학에서 교양교육 개편 바람이 불면서 학부과정에 “논리와 비판적 사고”, “사고와 표현”, “비판적 사고와 토론” 이라는 명칭으로 비판적 사고력이 필수 교양 강좌로 개설되기 시작했다.

2004년에 외무고시 1차 시험에 공직 적격성 테스트(Public Service Aptitude Test: PSAT)가 처음 도입되었다. PSAT는 논리적·비판적 사고능력, 자료의 분석 및 정보추론능력, 판단 및 의사결정능력 등의 종합적 사고력을 평가한다. 이후 고급 전문인력 양성체제를 구축하고자 법학적성시험(Leg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LEET), 의·치의학교육입문시험(Medical(Dental) Education Eligibility est: MEET/DEET), 약학대학입문자격시험(Pharmacy Education Eligibility Test: PEET) 등의 시험이 탄생되면서 비판적 사고력이 평가 영역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시험에서 비판적 사고력을 검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삼성직무적성검사(Samsung Aptitude Test: SSAT)를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여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LG, SK 등 대기업들과 중소기업들도 인재 선발 기준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활용하고 있다.

대학들이 신입생들의 대학 수학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서 논술과 심층 면접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입학관리본부에서 서울대 논술고사의 성격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논술고사는 비판적으로 글을 읽는 능력과 창의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교육부에서도 제7차 교육과정의 두 번째 목표(고등학교)를 “학문과 생활에 필요한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과 태도를 익힌다.” 로 설정하고 있다. 이처럼 비판적 사고력이 교육개혁의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면서 초중고교의 수업 방법을 개선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판적 사고력 교육은 고질적인 암기・주입식 위주 교육을 생각하는 교육으로 바꾸어, 지식의 생산자를 육성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 사회를 합리적 사회로 변모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