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비움 기반의 SWCE 방식 인문고전 독서토론

위대한 대화

인문고전 독서토론을 한다는 것은 ‘위대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러나 ‘위대한 대화’에 참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인문고전 독서토론 활동에서 가장 큰 난관은 고전이 주는 텍스트의 난해함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들은 인문고전을 읽고 싶어도 어려운 텍스트로 인하여 시작부터 포기하고 만다. 이처럼 입문하기 힘든 인문고전 독서토론을 학령에 따라 적절하게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발된 독서토론이 트리비움 기반에 SWCE 방식의 인문고전 독서토론이다. SWCE 방식의 인문고전 독서토론 모형은 누구나 ‘위대한 대화’에 참여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트리비움

트리비움(三學, 라틴어: trivium)은 중세시대에 서양의 대학교에서 가르쳤던 자유과의 큰 두 갈래 중 하나이다. 트리비움은 쿼드리비움(四科, quadrivium)의 기초로서 수학했던 학문이며, 문법(grammar), 논리학(logic), 수사학(rhetoric)으로 구성된다.

트리비움 기반의 인문고전 독서토론은 많은 상징성을 가진다. 특히 중세에도 그랬듯이 더 높은 학문을 수학하기 위해서는 트리비움은 필수 코스이다. 독서 활동은 학문을 탐구하거나 미래를 통찰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 배경지식을 쌓는 활동으로 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독서 활동 과정에서 트리비움을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지도할 필요가 있다. 체계적으로 습득된 트리비움은 학생들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어질 것이다.

독서 활동의 과정을 통해서 얻어야 하는 부분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한 것이 트리비움이다. 또한 독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정표를 알려주는 것도 트리비움이다. 특히 난해한 인문고전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해한 내용으로 자신의 관점을 만들고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을 하고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트리비움과 동일하다.

잃어버린 배움의 도구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주입식 암기 위주의 학습 방식이다. 이러한 교육방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만 유효하다. 그렇다면 대학 이후의 삶은 어떻게 할 것인가?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와서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교육 활동이 있다. 글쓰기와 토론 그리고 발표이다. 이 세 가지 영역이 트리비움의 핵심이다. 트리비움은 학습의 능률을 올리고 더 높은 세상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중요한 도구로 사용된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언어학자인 도로시 세이어스(Dorothy Leigh Sayers)는 1947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잃어버린 배움의 도구’(The Lost Tools of Learning)라는 주제로 역사에 남을 만한 연설을 했다. 이 연설에서 도로시 세이어스는 현대 교육의 문제점을 제시하며 “트리비움의 문법(grammar), 논리학(logic), 수사학(rhetoric)은 사실 과목이 아니라 과목들을 다루고 배우는 수단이나 방법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도로시 세이어스는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이 스스로 배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고 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교육은 헛된 노력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SWCE 방식 인문고전 독서토론은 고대 그리스의 파이데이아 교육의 근간이 되었던 트리비움을 인문고전 독서토론에 적용시킨 모형이다.

SWCE 방식 인문고전 독서토론 단계

1단계 배경지식 넓히기(Schema)

연령 별로 세분화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핵심 개념어를 이해하고 텍스트를 해제하는 과정을 거쳐 텍스트 전체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인문고전 독서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하고 배경지식을 활성화하는 단계

2단계 지혜를 얻는 활동(Wise)

자기주도적 학습 단계로 1단계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하여 독서를 하면서 새롭게 얻은 지식을 분석하며 비판적으로 읽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관점을 정립하는 단계

3단계 비판적 사고 활동(Critical Think)

텍스트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관점과 다른 사람들과 토론 활동을 하면서 텍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어 문제해결능력을 기르는 단계

4단계 표현 활동(Express)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자신의 관점을 정리하여 감성과 논리를 바탕으로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표현능력을 기르는 단계

문법(grammar), 논리학(logic), 수사학(rhetoric)의 트리비움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1000년 역사를 지탱하게 해준 교육의 뿌리이다. 트리비움은 중세를 거쳐 근대에 이르면서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 듀이(John Dewey)의 등장과 함께 교육이 진보적으로 바뀌게 되면서 서서히 퇴조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학습능력도 동시에 떨어졌다. 도로시 세이어스는 학문 탐구의 르네상스를 ‘잃어버린 배움의 도구(The Lost Tools of Learning)’를 통해 제시했다.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새로운 교육이론이 속속 등장했지만 짧은 순간 조명을 받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인스탄트식 교육이었다. 생각하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흔들림 없는 진정한 학문의 도구가 트리비움이다. 트리비움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지식의 수명이 더 짧아지는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에 빠르게 적을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역량이다.

 

미래 교육의 핵심 토론식 수업

미래교육의 핵심 토론식 수업

교육이 호메로스가 살던 고대 그리스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더라도, 2800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면서 진화해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교육전문가들에 의해, 수많은 교육 이론들이 교육현장에서 적용되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완벽한 교육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교육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교육을 받는 대상이 인간이라는 것이다. 결국 교수자의 교수 방법이 완벽하다는 전제하에서도 학생들에게는 너무도 많은 베리에이션(variation)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과 정보의 양 그리고 기억하는 방법이 다르다. 또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자라온 환경도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교수자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교수법을 모두 동원해도 다수의 학습자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교수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교수자는 어떤 방법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할까?

이 물음에 답하기 전에 우리는 현재 우리의 교육에 대해서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교육현장에서 자주 듣는 얘기로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아이들을 가르친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의 특성은 어떠한가?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이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들의 일상은 일정 관리, 쇼핑, 정보검색을 인터넷으로 해결한다. 음악과 영화감상은 스마트폰을 통해 즐긴다. 혼자 있는 시간에도 다양한 SNS 앱으로 타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듯 현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은 디지털라이프스타일로 대표되는 세대이다.
디지털 디바이이스와 친숙한 지금의 학생들을 Z세대라고 부른다. 이들 세대의 가장 큰 행동적 특징은 디지털 디바이스의 영향으로 설명 일변도의 강의식 수업에 지속적으로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것에 심한 거부감을 느낀다.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18세 이상 캐나다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과 뇌파측정 연구를 했다. 연구 결과 인간이 한 사물에 집중하는 평균시간이 2000년에 12초에서 2013년에는 8초로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금붕어의 평균 주의 지속시간인 9초보다 1초 짧은 수치다.
보고서는 “캐나다 사람들의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이 뇌를 바꿔, 집중을 지속하는 능력을 떨어뜨린 대신 보다 많은 자극을 원하도록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A 사교육업체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Z세대의 특성을 파악하여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는 학생들이 배워야 하는 초.중.고 교과 과정을 구성하는 핵심키워드에 대해서 3분 이내로 압축하여 동영상으로 제공한다. 심지어 수학의 미분과 적분도 3분 이내로 강의를 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교과 내용을 핵심키워드로 분류해 놓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핵심키워드를 검색만 하면 원하는 내용을 3분 이내로 진행되는 강의를 들으며 학습한다. Z세대를 위한 맞춤 학습법이다.

그런데 지금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은 어떠한가?

교실의 책상과 칠판 구조는 프로이센에서 19세기 초에 ‘교육은 국가의 일’이라는 원칙과 함께 시작된 공교육의 모습에서 변화한 것이 없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도 공교육이 시작된 이래 변화하지 않은 교실에서 20세기에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교사들은 자신이 공부해온 것처럼 익숙한 풍경의 교실 환경에서 설명 일변도의 강의식 수업을 하고 있다. Z세대 학생들은 변화하지 않은 교실에서 교실밖 세상의 삶과는 너무도 다른 공간에서 정체성의 혼돈을 경험하며 수업을 받고 있다. 어쩌면 Z세대 학생들에게는 수업시간이 고문에 가까운 시간 일지도 모른다. 많은 학생들은 교실 밖과 다른 세상에서 오는 혼돈과 함께 멍한 상태에서 수업시간에 잠을 잔다. 잠을 자지 않는 학생이 정상이 아닐 정도의 교육 환경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역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물론 대부분의 교사들은 이러한 교육 환경을 원하지도 않고 더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어쩌면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원치 않는 고문을 해야 하는 피해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게 만든 이들은 누구인가?

일류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성공의 등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학부모들도 잘못된 교육 환경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바꾸지 못하고 입시 위주의 정책으로 학생들을 대학입시이라는 전쟁터에 참전하게 만든 교육 정책가들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입시제도라는 큰 장벽에 변화가 있기 전에는 고등학교 교사에게 교실 수업의 방법을 학생 주도적 수업으로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입시에서 조금 멀어져 있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만이라도 강의식,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것이 그나마 교육자로서의 양심적인 행동이라고 본다.

가르친다는 것은 실험이다. 어쩌면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는 그날까지 끝나지 않을 실험을 교사들은 해야 한다. 다양한 베리에이션(variation)이 존재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학생들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해주는 교육을 위해서는 그들의 작은 생각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을 꺼내고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을 정교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은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학생들이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본성(nature)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고 미래에 자신의 삶을 지킬 수 있는 미래인재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토론식 수업을 해야 한다.

근대교육을 재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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