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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포클레스 오이디푸스왕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2018-06-20 09: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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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의 두 얼굴, 오이디푸스는 누구인가?    자신에게 내려진 신탁을 피해 집을 떠나 떠돌던 오이디푸스는 스핑크스가 던진 기묘한 수수께끼를 풀고 테바이의 왕이 되었다. 그 공로로 왕비 이오카스테와 결혼하여, 슬하에 2남2녀를 두고 살아간다. 하지만 테바이에 페스트가 돌면서 총체적 위기에 빠진다. 신탁에 따르면 선왕을 살해한 자가 재앙의 근원이다. 오이디푸스 왕은 이 살해자를 찾고 테바이를 위기에서 구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살해자를 찾아내는 오이디푸스를 관객이나 독자는 손에 땀을 쥐고 응시한다. 유명한 신화 속 주인공이기에 이미 그가 친아버지를 죽이고 친어머니와 결혼한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포클레스는 그리스에 전래된 오이디푸스 신화를 독특한 주제로 재구성한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오이디푸스는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채 진실의 끝을 향해 질주한다. 그리고 살해자를 찾는 과정에서 바로 자신이 그가 찾는 살해자임을, 자신이 부모에게 버림받고 살아남아 (의도하지 않았지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자임을 깨닫게 된다. 이때 ‘선왕 라이오스를 죽인 자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오이디푸스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불러낸다. 이 비극은 잘 알려진 내용의 신화를,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긴박한 과정으로 구성함으로써 지혜의 주인공이 정작 자신에 대해서 무지하고, 드높은 지혜가 그 그림자를 얼마나 짙게 드리우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생각한 자기와 자신의 실제 모습이 정반대임을 깨닫는다. 그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죄를 범했기에 책임을 지기 위해 스스로 눈을 찌르고 암흑에 휩싸인 채 방랑의 길을 떠난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처참한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오이디푸스. 이런 주인공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가? 오이디푸스는 신화 속 인물에 지나지 않는가? 우리 자신도 알게 모르게 이런 운명을 겪는 것은 아닌가?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는 테바이에서 추방된 오이디푸스가 아테나이 근교 콜로노스에서 생을 마감하기 직전에 겪는 일들을 그린다. 비극의 첫머리에 역시 신탁이 제시된다. 복수의 여신들(일명‘자비로운 여신들’)의 성역에 이르면 마침내 평화를 얻고 나라를 수호하는 불가침의 신성한 상징이 된다는 내용이다. 그는 신들의 신성함을 수용한 덕분에 초월적 존재로 격상된다. 이처럼 극한적인 파멸에서 벗어나 영속적인 존재가 된 오이디푸스를 어떻게 볼 것인가? 이런 노년의 모습은 오이디푸스의 성숙한 모습인가, 아니면 또 다른 모습인가?
우리는 오이디푸스라는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인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이런 극단적인 사건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책의 말미에 덧붙인 ‘해설’은 오이디푸스를 해석하는 독특한 관점들을 예시한다. 이 관점들은 수수께끼 구조로 본 오이디푸스, 신화적 희생양의 틀로 본 오이디푸스, 철학적 이성의 주인공으로서 전통 사회에 맞서는 오이디푸스 등을 주제로 삼아서 오이디푸스의 비극과 신화를 해석하는 길을 안내할 것이다. 물론 이런 해석들은 오이디푸스의 본질을 확정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독자 스스로 새로운 오이디푸스 상을 마련하기 위한 바탕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오이디푸스 비극을 어떻게 읽을 수 있고, 그런 해석은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어떤 도움을 주는가? 어떤 점에서 오이디푸스를 통해서 우리 자신을 볼 수 있는가? 오이디푸스는 또 하나의 나 자신은 아닌가? 오늘날 오이디푸스는 과연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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