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인간의 일자리 중에서 가장 하이테크 하다고 하는 일자리들은 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변호사, 회계사 판검사, 의사 등은 부모들이 경험을 통해서 사회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자리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지속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일자리인 것을 알려 주고 아이들이 원하지 않아도 그 일자리를 선택하도록 강요한다. 부모들에 이런 가치관은 아이들을 엄청난 경쟁을 해야 하는 집단으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들이 미래에도 엄청난 경쟁을 치러 얻어야 할 만큼 매력적인 직업일 가능성은 낮다. 이러한 일을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기술은 인공지능과 로봇, 자율자동차와 같은 미래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기술이다. 정보통신 기술 분야는 프로그래머의 수요가 많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인력에 7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지급해야 했다. 그런데 이들 직업군이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으로 아웃소싱하면서 연봉 1만 5,00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에디슨이 창업한 제너럴 일렉트릭에서는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절반을 인도에서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HP, 오라클, 구글 등 정보통신업계의 거대 공룡기업들 대부분은, 인도인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은 지도 오래되었다. 이젠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까지 대학 교육을 통해서 프로그래머를 양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 정보통신 업체들은 아웃소싱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문제는 인공지능이 인간이 하던 프로그래밍을 대체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챗GPT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보조적인 역할로 인간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이 창의적인 발상으로 알고리즘만 제공해 준다면 프로그램은 인공지능이 알아서 구현해 주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간만이 구현할 수 있는 창의적인 발상을 현실로 구현하는 일이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인공지능과 협력하여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일은 정보통신 분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법조계와 의료계에서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의사와 변호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물론 변호사와 의사 등 전문직이 모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감정이 필요하지 않은 일자리는 인공지능이 하거나 설사 인간이 한다고 하더라도 공감 능력이 있는 변호사나 의사만이 그 직업군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과거에 단순노동이 필요한 작업은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아웃소싱으로 처리했다. 이제는 지식근로자의 작업마저 아웃소싱으로 처리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식 근로자의 아웃소싱의 끝은 어디이겠는가. 눈치채겠지만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일자리가 점점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어가는 세상에서 대체 불가 직종은 어떤 직종일까?

인공지능은 할 수 없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일일까?

미래 핵심 역량은 공감이다.

앞으로 어떤 일에 종사하든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은 공감하는 능력이다.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공감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공지능이 공감 능력을 갖출 수는 있다.

인간은 얼굴에서 드러나는 표정으로 150개 가지 정도의 감정 처리를 할 수 있다고 한다. 150가지를 다양한 조합으로 표현한다고 해도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일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가질 수 있는 공감 능력은 반쪽짜리 공감 능력이다. 표정으로 상대의 감정을 읽어내는 것은 정서적 공감이다.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동정이나 연민이다. 정서적 공감은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표정으로 읽는 정서적 공감은 인공지능이 최고가 될 수는 있어도 상대방의 삶 자체를 이해해야 하는 인지적 공감은 인공지능이 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왜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인간만이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까이에서 생활하면서 오랜 시간 함께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이 표정을 보고 왜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지에 대해서 삶의 맥락을 파악하고 삶을 이해할 수 있어서 추론할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인 공감 능력은 누구나 잘 발현 시킬 수 있다. 다만 지금 우리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잠자고 있는 공감 능력을 깨워야 한다. 공감 능력을 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감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공감이 무엇인지 그리고 공감이 왜 필요한지 모르는 사람이 없으므로 관심만 가져도 지금보다 훨씬 공감을 잘할 수 있다.

우리가 공감을 잘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본성인 공감 능력을 다시 불꽃을 피워야 할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